KOTRA

지난 4월 28일 오전,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수소에너지 발전보고서(2025)』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수소 생산 및 소비 규모는 연간 3650만 톤을 넘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완공된 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수소 생산설비의 총 생산능력은 연 25만 톤을 돌파했으며, 이 중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중국 각 지역에 수소충전소가 540개 이상 건설됐고, 연료전지 수소차의 보급도 약 2만4000대에 이른다.  

수소에너지 산업은 수소의 생산부터 실제 활용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포괄한다. 수소 산업의 공급망 체계는 수소 제조(화석연료 개질, 산업 부산물 활용, 재생에너지 전기분해 등), 저장과 운송(고압 수소탱크, 파이프라인 수송, 액화수소 운반 차량 등), 수소충전소 건설 및 운영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연료전지 기술을 통해 교통 운송, 산업 에너지원, 건축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중국 수소에너지 공급망 구조>

[자료: 첸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장쑤성 수소에너지 시장 주요 정책

장쑤성은 중국 내에서 수소에너지 산업이 집중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역으로, 산업 규모는 이미 200억 위안(약 3조7000억 원)을 넘어섰다. 2023년 기준 장쑤성 내 수소 산업 관련 기업과 기관은 300여 곳으로 전국 기업 수의 8.5%를 차지하며, 광둥성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장쑤성은 견실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수소에너지 장비의 산업화를 추진해왔으며, 현재는 수소 제조 및 저장·운송, 연료전지 스택 및 핵심부품, 연료전지 시스템, 수소차 제조, 수소충전소 건설 및 운영을 포괄하는 비교적 완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장쑤성 정부는 2024년에 「장쑤성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2024-2035년)」을 발표한 데 이어, 2025년 2월에는 「장쑤성 수소에너지 산업 고품질 발전 촉진 실행방안(2025-2030년)」(이하 「실행방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1. 수소 제조 

「실행방안」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제조(그린수소)와 산업 부산 수소 정제(블루수소) 기술을 중점 육성하고, 2030년까지 신규 수소 공급에서 그린수소가 주된 비중을 차지하도록 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제조 분야에서는 장쑤성의 지역적 특성과 자원 여건을 적극 활용해, 풍력·태양광·바이오매스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수소 제조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해안 지역의 풍부한 풍력 및 태양광 자원을 이용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수소 생산 기지를 구축하며, 송전망에 연결되지 않은 독립형(off-grid) 재생에너지 수소 제조 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부산 수소(부생수소) 정제 분야에서는 수소가 다량으로 발생하는 산업 지역에 ‘산업 부산 수소 공급 허브’를 조성하고, 첨단 기술을 도입해 산업 부산 수소를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을 진행한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인근 지역에 설치한 공급 기지를 통해 수소 산업 초기 단계의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계획이다.

기존 수소 제조 사업은 화학공업 프로젝트로 분류돼 수소 제조 시설이 반드시 화학공단 내부에서만 가동돼야 했지만, 이번 「실행방안」에서 최초로 규제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화학공단 외부 지역에서도 수소 제조와 충전을 결합한 융합형 시설(On Site 수소충전소)을 건설할 수 있게 됐으며, 안전 조건만 충족된다면 타 산업과 연계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제조와 원자력 기반 수소 제조 프로젝트도 가능해졌다. 

2. 수소 저장 

수소 저장과 운송 과정은 현재 수소에너지 산업에서 비용 문제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다. 수소 저장 설비의 높은 비용과 함께, 수소충전소가 부족해 운송 비용이 최종 수소 판매가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실행방안」에서는 고압 기체, 저온 액체, 암모니아·메탄올, 유기 액체, 고체 및 지하 지질 저장 등 다양한 저장·운송 방식을 적극 도입해 비용을 낮추고, 조건이 갖춰진 지역에서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소 혼합 공급 및 순수 수소 전용 파이프라인 구축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고밀도·경량화된 저비용·다원화 수소 저장·운송 체계를 점진적으로 완성할 계획임을 제시했다. 

3. 수소 충전 

「실행방안」에서는 2024년 말 장쑤성 기준 10개 미만인 수소충전소를 2030년까지 100개 이상 건설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기존의 주유소나 가스충전소 인프라를 활용해 저비용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식을 적극 장려하며, 수소 제조와 충전 기능을 결합한 융합형 충전소와 액화수소 기반 충전소 등 다양한 충전소 모델의 도입을 촉진할 예정이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 항만 물류지역, 산업단지 등 수소 수요가 높은 지역에 우선적으로 수소충전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4. 수소 활용 

현재 수소 활용은 주로 교통 분야에 집중돼 있으며,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규모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행방안」은 교통 중심의 수소 응용을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수소 기반의 교통 네트워크 구축과 ‘수소 회랑’을 조성하고, 수소 선박과 드론 등 다양한 운송수단의 응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수소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수소에너지가 다양한 에너지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주요 산업에서 산업용 수소로 기존 에너지원의 대체 가능성을 검증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수소 기반 철강 제조와 같은 친환경·저탄소 기술의 도입과 확산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장쑤성 지역별 수소 산업 발전 현황 - 장강삼각주(长三角) 수소 회랑 구축 계획 

2019년 푸장(浦江) 혁신포럼에서 「장강삼각주 수소 회랑 구축 발전 계획」이 공식 발표됐다. 이 계획은 장강삼각주 내 주요 도시 간에 수소충전소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총 3단계에 걸쳐 추진되며, 2030년까지 장강삼각주 전역에 20개 이상의 수소 고속도로와 500곳 이상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될 예정이다.

장쑤성 내 도시별로 수소 산업 발전 현황을 살펴보면, 난징은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혁신 자원이 풍부하고, 쑤저우는 수소산업의 종합 경쟁력이 중국 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시는 수소 연료전지 산업이 탄탄한 기반을 갖췄으며, 창저우는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양저우는 도시 전체를 수소 중심의 친환경 도시로 계획하고 있고, 난퉁은 중국 최초로 유엔개발계획(UNDP)이 선정한 ‘수소경제 시범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장쑤성은 지역별 장비 제조업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특화된 수소산업 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쑤저우, 우시, 창저우, 난퉁 지역은 수소산업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글로벌 수준의 ‘수소장비 제조기지’로 육성하고, 쉬저우는 기존 건설기계 산업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수소기반 건설기계 제조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장강 연안 지역은 선박과 해양설비 제조업의 강점을 살려 수소 연료전지 선박 기술을 개발하고 ‘선박 연료전지 제조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장쑤성 내 지역별 수소산업 활성도>

[자료: 21세기 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

장쑤성 창저우시 우진구(武进区) 수소에너지 산업 

창저우시 우진구는 장쑤성 수소에너지 산업의 핵심 지역이다. 2023년 초 우진구는 ‘신에너지 선도 도시의 중심지’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창저우시 내에서 가장 먼저 「수소에너지 산업 발전 촉진 방안」과 「우진구 수소산업 지원 정책」을 발표했으며, 수소산업 발전 종합계획도 마련했다.

수소산업은 화학, 장비 제조, 신소재, 신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와 깊이 연관된 복합산업이다. 우진구는 완성도 높은 산업 생태계와 강한 산업 융합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고급 장비, 신에너지차, 신소재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수소산업 성장에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우진구는 수소산업을 ‘9·5·X* 현대산업 체계’의 핵심 분야로 선정하고, 창저우 시타이후(西太湖) 과학기술산업단지를 주축으로 ‘창저우 수소 클러스터(氢湾)’를 핵심 거점으로 조성 중이다. 이를 통해 ‘1개 생산기지, 1개 시범구역, 2개 전문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소장비 및 핵심부품 연구개발·제조기지, △화동 지역 차별화 수소산업 시범지, △수소기술 혁신 및 사업화 센터, △수소 장비 성능 검사 및 품질인증센터가 포함된다. 이는 우진구 수소산업의 고도화와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 9·5·X: 중국 창저우시 우진구(常州市武进区)에서 제시한 현대 산업 발전 전략 체계로, 9개 주력 산업('9') + 5개 미래 유망 산업('5') + X개 전략 예비 산업('X')을 뜻하는 정책 명칭

‘창저우 수소 클러스터(氢湾)’ 국제혁신지구 프로젝트는 수소 제조, 저장·운송, 연료전지 분야의 핵심 부품 기업과 시험·검사 기관 유치를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총 25개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가 유치됐고, 누적 투자금액은 20억 위안(약 37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수소 관련 기업의 집적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창저우 수소 클러스터(氢湾)의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진구에는 수소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이 50개 사 이상 집적돼 있으며,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검사까지 전 과정의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우진구는 2026년까지 수소장비 제조와 가스 저장·운송 분야 중심의 기업 수를 6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소 및 연관 산업의 연간 생산 규모를 50억 위안(약 925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간적 밀집도와 상하위 산업 간 연계성을 높이고, 고효율 수소산업 공급망을 갖춘 경쟁력 있는 산업 클러스터를 완성할 방침이다. 

창저우시 우진구 수소에너지 기업 인터뷰 

2025년 4월 24일, KOTRA 난징무역관은 장쑤성 창저우시 우진구 수소 클러스터에 입주한 수전해 설비 기업 창저우 싱란 테크놀로지 유한회사(常州兴燃科技有限公, Changzhou Xingran Technology Co., Ltd.,)와 수소 저장 용기 관련 기업 창저우 선잉 탄소복합소재 유한회사(常州神鹰碳塑复合材料有限公, Changzhou Shenying Carbon-Plastic Composite Materials Co., Ltd.)를 방문해 이들 기업의 대표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1. 창저우 싱란 테크놀로지 유한회사(常州兴燃科技有限公, Changzhou Xingran Technology Co., Ltd.,) 

2. 창저우 선잉 탄소복합소재 유한회사(常州神鹰碳塑复合材料有限公, Changzhou Shenying Carbon-Plastic Composite Materials Co., Ltd.)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구조의 청정화와 저탄소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수소는 고효율의 지속 가능한 대체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은 수소 산업을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 분야로 설정하고 다양한 시범 프로젝트와 재정 지원 등을 통해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수소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1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역시 ‘탄소 피크·탄소 중립(쌍탄)’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수소에너지에 주목해 수소산업을 국가 전략 신흥산업 체계에 포함시켰다. 또한 장쑤성을 비롯한 다양한 성시들에서도 관할 내 수소 경제 육성을 위한 정책과 구체적인 목표들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25년은 중국의 ‘제14차 5개년 계획’의 마무리와 ‘제15차 5개년 계획’이 준비되는 해로서, 수소산업의 생태계 공고화를 위한 육성 정책을 정교화하고 수소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정비와 표준화도 제15차 5개년 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수많은 국가들이 수소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고는 있으나 온전한 자생력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부문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각 지방정부의 호응은 수소산업의 시장 형성과 글로벌 표준 선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BEIJING JINWEN LAWFIRM 차이나 H2 이슈, 21세기경제보도, 장쑤성 발전개혁위원회, 장쑤성 인민정부, 창저우시 인민정부, 첸잔산업연구원, KOTRA 난징무역관 자료 종합